1월에는 나의 생일이 있었다. 올해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생일이었다. 생일이었던 자랑하고 싶기보단, 생일날 내가 받은 걸 자랑하고 싶다.
마마세이 뮤지션들에게 테이프 플레이어를 선물 받았다. 테이프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테이프로 듣는 음악은 정말 다르다. 아직도 인생에서 테이프로 음악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의 인생은 정말로 불행하다. 그래서 꼭 테이프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테이프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라면, 좋아하는 음악을 소장하고 있다는 그 느낌이다. 손에 잡히고 언제든 흐뭇한 미소와 함께 펼쳐 볼 수 있다. 카세트 테이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은 책 같다.

하여튼 나의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손잡이가 달려있는 멋진 무광의 검정색 테이프 플레이어를 선물해주었다. (조금만 더 늦게 받았으면 내 돈으로 살 뻔했다. 그 정도로 이 선물은 마음에 쏙 든다.) 라디오도 되고, 뚱뚱한 건전지를 몇 개 넣으면 콘센트 없이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의 정규 1집을 테이프로 녹음해서 주었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선물에 그만 하늘로 날아가는 줄 알았다. 이 감정을 더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우리 모두는 들뜬 마음으로 테이프를 꺼내 들었고, 어딘가 잘못 녹음된 (내 목소리가 동시에 두 개나 들렸다!) 테이프를 들으면서 배꼽을 잡고 웃었다.
요즘 나는 루틴이 생겼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테이프 플레이어를 꺼내서 음악을 들으며 노트를 쓴다. 그러면 가끔 한두 사람씩 관심을 갖고 플레이어 주위로 모인다. 그러면 난 이 아늑하고 즐거운 시간에 그 사람을 초대한다. 이 음악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주기도 하고 짧은 대화를 꽃 피운다. 그러곤 미련없이 다시 작별하고 노트를 마저 쓴다. 누군가는 그 순간이 마치 영화 같았다고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 받았다니. 내 방에는 들을려고 모아둔 카세트 테이프가 한가득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내 테이프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으며 나와 함께 담소를 나누고 싶다면 찾아오라. 그러면 흔쾌히 들려줄테니까!

테이프 플레이어 실물 정말 멋지더군요~~~ 다음에 또 들으러 갈게요 히히😙 테이프 플레이어도 좋지만 거기서 흘러나오는 음악 흔 곡 한 곡 예영싱이 조곤조곤 설명해주는게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