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들을 글로 적어내려가는건 참 흥미로운 일이다. 어떤 고민과 고통도 글로 적고 곡으로 써내려가면재미있거나 아름다운 삶의 일부분, 추억의 조각이 된다. 마치 그 때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았던 것처럼 기억이 조작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그렇게 어느덧 글쓰기는 나의 최고의 친구가 되었다. 나에게 이런 감성적인 면모가 있는 줄도 몰랐다.


내가 가진 것들은 독특한 것 같다. 더욱 정확히 말하면 조합이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피아노 연주는 어디에서도 배우거나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연주고, 드럼을 치며 노래를 하는데 모두가 알던 드럼이 아니고. 그러면서 곡을 쓰고, 노래를 하는데 목소리와 곡 스타일은 락이고. 기타도 치는데 갑자기 장구도 등장한다. 곡의 가사는 참 많고, 곡의 리듬은 대체로 미디움에 스트레이트. 그런데 그루브와 멜로디에서는 국악의 리듬과 그루브가 묻어나는…

이번 앨범은 나의 현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연주들로 가득 차있다. 연주라는건 연주자의 상태가 그대로'음'과 '리듬'으로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그런 재미있는 관찰을 하게 된 계기가 이번 작품이었다. 다들 이앨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참 궁금하다. 1집과 비교해서 실력이 많이 발전했다는데 그게 어떤 포인트인지 본인은 잘은 모르겠고, 대중성이 있지만 팝은 아니고. 락이긴 하지만 사운드가 굉장히 독특하고(전 세계통틀어 처음으로 시도하는 사운드메이킹이라고 자부함)…

하지만 어쨌든간에 나는 이 앨범에 많은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싱어송라이터인지라, 송라이팅을 하는 과정에서 애정이 담기는 곡들이 있다. 2집은 그런 곡들을 위주로 수록한 앨범이다. 사실 처음부터 그러려던 의도는 아니었다. 순서상으로 당연히 1집 뒤에 2집이지만, 기획은 1집 다음 3집이었다. 그리고 그 전에 나올 2집을 가장 마지막에 기획했다. 수록곡은 3집을 중심으로 기획된 후 나머지 곡들을 2집에 배치했다. 그러다보니 2집은 힘을 빼고 제작 과정을 즐기면서 작업하게 되었다. 그런게 그랬던 과정 덕인지, ’알아볼 사람들은알아볼‘ 보물같은 앨범이 되었다.


3집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나서도 2집을 제작하던 이 과정과 곡들에 담은 나의 마음등을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 함께 이 앨범을 기대하고 축하하던 것들과 그 모든것들을. 이 여름의 특별한 추억이었고 나의 마지막 페이지를 마감하는 소중한 선물로 남은 이 앨범. 스스로의 음악을 통해 인생이 더욱 특별해지는 축복을 누리는 내 삶은 정말 무엇일까. 이렇게 멋져도 괜찮은걸까.



늘 내가 이 일을 왜 해야하고, 왜 선택했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중심을 잃지 않으며 내일부터 또 새로운 다음을 위해서 살아간다. 이제 2집은 나의 출근송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고 결론으로 가자. 2집을 통해 정리된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딛고, 더 대담하고 아름다운 메세지로. 가자!


글쓰기는 정말로 마법이죠. 문제라고만 생각했던 삶의 조각들이 아름다운 영화로 변하게 해주죠. 딜라이트의 2집도 마법과 같아요. 누구나 흔히 겪는 성장통을 멋진 선율과 리듬으로 변신시켰죠. 2집을 듣는 내내 황홀할 따름이었습니다.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이 어디로 향할지 3집을 기대해봅니다!
3집을 향해 달리겠다는 십대 때의 놀라운 포부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함께한 여름, 영광이었습니다. 나를 끌어내어 주어서 고마와요. 아름다운 나다운 메세지로 이제 같이 달려나가요!
딜라이트.. 어느 각도로 봐도 완벽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