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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시인이 남긴 유산 / 윤동주 문학관을 다녀오며 230704

기다리던 여름이 다가왔다. 전혀 기다려지지 않았던 더위와 습기도 함께 찾아왔다.


올해 가을에 발매될 정규 1집을 위해 준비중이다. 이것을 위해 난 새로운 전환이 필요했다. 아니, 잊었던 것을 다시 꺼내볼 필요가 있었다. 나를 잘 아는 누군가의 추천으로 시인 윤동주의 일생이 담긴 [윤동주 문학관]을 방문하기로 했다. 내게 있어 윤동주 시인은 동경의 대상이자 꿈이다. 그도 내가 잊어버렸던 소중한 것 중 하나였다. 그렇게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오랜만이 느끼는 설레임에 나는 어린 아이처럼 잠을 설쳤다.


아침날, 비가 왔다. 가는 내내 비가 멈추지 않았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문학관. 비 오는 날과 종로의 풍경은 제법 잘 어울렸다.



그렇게 도착한 윤동주 문학관. 흠뻑 젖은 상태로 들어선 그곳은 예상보다 크지 않고 아늑했다. 소박한 그의 감성이 공간에서 전해지는 듯 했다. 이곳을 운영하는 분들이 윤동주, 그리고 한국 시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를 군데 군데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나이가 조금 있으신 해설자 분의 안내를 받으며 곳곳을 둘러보았다. 그의 어린 시절, 유학 생활, 죽기 전 남겼던 작품들, 처음 듣는 얘기들… 그는 나라가 기울어가는데도 시가 쉽게 쓰여진다며 부끄러워하였다. 한평생 부끄럼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 쳤던 그가 남긴 유산들. 그의 유작들 앞에서 되려 부끄러워지고 말았다.



얼마 전 누군가 물었다. "이 시대는 문화유산을 남길 수 있을까." 그래서 생각했다. 지금 시대는 유산을 만드는 시대가 아니라 남겨진 유산을 지키는 시대가 아닐까. 너무나 풍요로워진 이 시대. 일제 시대와 같은 아픔이 반복이 될진 모르겠다. 다신 없을 그 시절 속에 피어난 아름다운 우리만의 것들,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기억하고 감사하고 지켜내야 할 것이다. 한국말, 그리고 한국의 정서가 이토록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준 윤동주 시인께 끝없는 감사를 표하고 싶다.




돌아오는 길도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비는 그치지 않고 그리 밝지 않은 서울의 풍경을 스쳐지나가며 문득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말고 서울이. ‘서울은 슬프다’? 많은 걸 알고도, 모든 걸 담고도 말을 거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보여 그랬다. 무심한 이에게는 한없이 침묵, 하지만 묻는 이에게는 언제든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는 서울. 이곳 서울도 소중한 유산이겠구나.


윤동주 문학관을 다녀온지 좀 되어서야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아직도 그 때의 향기가 코 끝을 스친다. 아주 오래도록 남을 기억이 되려나보다. 그 날 내가 담아온 윤동주 시인의 외로움, 서울의 그리움을 이번 정규 앨범에 어떻게 녹여낼지 긴긴 생각에 잠겨있는 요즘이다.

- 한국의 싱어송라이터 예영싱 씀.



댓글 1개

1 comentário


JcozY
JcozY
05 de ago. de 2023

영상이 하나의 뮤비같네요ㅎㅎ 앞으로 나올 자작곡들이 기대가 됩니다. 윤동주 시인의 유산을 지켜나가며 예영싱만의 독창적인 유산을 남겨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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