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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정리를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쓰레기통이다. 크기가 큰 것.


그렇게 큰 쓰레기통이 필요해지기 전에, 우선 가진게 많았다. 부족함이 없었다. 너무 많아서 중요한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자연스레 잊게 되었다. 점점 더 많이 쌓여만 갔다. 쓰레기도 함께 쌓여갔다. 구석구석.


오랜만에 들춰보았더니 잃어버린것을 찾았고 기억나기 시작했다. 그중엔 이제는 더이상 소중하지 않게 된 것들도 있었고 애타게 찾던 것들도 있었다. 구석에 박아둔 것, 깔아뭉개진 것, 썩은 것...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알면서도 외면한것들이 있었고 괜찮을거라고 부정한것들도 있었다. 그냥 하기 싫기도 했고 누군가 해주겠지 싶은것도 있었다.


버릴것들을 고르기 시작하며 그간 어떻게 해왔는지가 보였다. 기억해내지 못한것들을 들춰야 했고 아쉬움과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수없이 많은 정리를 하는 동안

저 구석에서 여전히 썩어간 것

내가 고개를 돌려보지 않은 곳


제자리에 눌러 앉아

점점 색이 변해가

가만히 있어

아무도 건들지 않아


전부 지나가고 나서야

벌어진 일을 주워담으려고

전부 버려지고 나서야

한참을 찾아다니네 이렇게


미안하다는 말을 썼다 지웠다

어쩔 줄 몰라 같은 자리를 돌고

알면서도 모른체 했던 것


제자리에 아직도 있어

점점 마음이 변해가

가만히 있어

나는 힘이 좀 없어


전부 지나고 나서야

벌어진 일을 되감으려고

전부 버려지고 나서야

한참을 눈물흘리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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