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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Love


꼴랑 20대 초반 나이먹은 락스타 딜라이트, 중후한 분위기의 끝판왕 올드러브를 커버했다. 그 당시 에릭클랩튼의 연륜을 흉내낼 수 조차 없는 나의 피끓는 이 상태로 말이다. 노래 제목도 어쩜 'Old' Love 다. (난 아직 Old의 'O'자도 모른다)


꼬부랑 거리는 노래는 생전 불러본적이 없어서.. 내가 먼저 하겠다고 말은 했으나 막상 시작하니 당황스러웠다. 카피가 전혀 불가능했다. 그렇담 당장 공연을 해야하긴 하는데 어떡하나.


일단 '흉내'를 내는 모습이 너무 어설퍼서 웃음이 나왔고, 전혀 비슷한 느낌조차 안나서 황당했다. 또한 연주가 너무 어려워서 그와 동시에 (이 어려운) 노래를 부른다는것이 초반엔 너무 불가능했다. 당황스러웠다. 나 싱어송라이터인데, 악기치면서 노래하는게 이렇게 어려웠던적인 싱어송라이터 인생 초반 이후에 거의 처음인 것 같았다. 어쨌거나 다행히 잘 마치기는 했다. 연습때 가장 걱정했던 곡 중 하나인데, 무대에서 가장 잘 나온 곡이다.




내 인생 블루스 제대로 첫 경험, 그것이 바로 6월 3일 공연이었다. '블루스'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동시에, 요즘 에릭클랩튼의 자서전을 완전히 뜯어 살피고 있는중이다. 그의 인생의 변천사가 음악에 그대로 나타나있고, 음악을 순서대로 들으면서 그의 인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니 참 많은것이 느껴진다.


블루스는 인생인 것 같다. 우리의 인생을 그대로 말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쉽다. 가사 또한 요즘 노래들 가사처럼 일부러 알쏭달쏭하게 쓰거나 가공하고 다듬는 가사가 아니라 그냥 '쌩' 가사이다. 날 것 그 자체다. 마치 그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내뱉는듯한 가사. 이것이야말로 '오리지널'이다. 싱어송라이터라면(음악가라면) 블루스를 알아야 한다.




인생의 경험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지만, Old Love 같은 중후한 음악은 흉내내기에 너무 어색하지만, 에릭클랩튼처럼 삶의 경험이 점점 쌓여가며 나의 인생과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져 나갈지, 나의 자서전에는 어떤 내용들이 쓰여질지, 나의 블루스는 어떤 식으로 완성이 될지 기대하게 된다.


아직은 중년의 에릭클랩튼의 'Old Love' 보단 풋풋한 청년 딜라이트의 당돌한 'Young Love' 지만, 30년 후 나의 'Old Love'는 어떤 느낌일까. 30년 뒤에 다시 불러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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