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즐겁다
이런 말 정말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요즘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는 게 즐겁다. 버스킹을 나가는 게 즐겁다. 어느 누구를 만나도 친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고, 나의 음악으로 사람들을 웃게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디서 생긴 자신감일까? 우두둑 두꺼운 껍질을 깨고 알에서 나온 것만 같은, 홀가분하고 즐거운 기분이다.
이 여름, 마마세이 뮤지션들은 실컷 버스킹을 나가고 있다. 더위를 피해 저녁에 나갔다 밤늦게 돌아온다. 버스킹 사운드에 변화를 주었다. Yamaha에서 나온 작은 키보드 모델인 'Reface'에 기타 스트랩을 매달아 한 손으로만 연주하고 빈 사운드는 오로지 목소리로만 채운다. 왼손 베이스 없이 소리를 채운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노래실력도 더 드러난다. 어쨌거나, 그냥 밀고 나갔더니 그런대로 익숙해지는 중이다. 계속 하다보면 아무도 흉내 못 낼 정도로 잘하게 되겠지? 그런 생각으로 한다.
버스킹을 하면서 자작곡을 부른다. 자작곡을 부르기 전에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준다. 이 노래는 이런 노래고요, 저 노래는 그렇게 썼고요… 싱어송라이터는 하나같이 스토리텔러다. 재밌는 건, 나도 내 자작곡을 부르며 ‘아 이게 이런 노래였구나’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과거의 내가 세상을 다 아는 듯이 썼던 노래들. 그 노래들에 현재의 내가 되려 한 방 먹고 말았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건 처음부터 이미 알고 있었고, 점점 까먹게 되는 건가. 돌고 돌아 다시 깨닫는 게 인생인걸까. 버스킹이 끝나고 감동이었다, 기분 좋았다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정말 보람있다. 한 발자국도 내딛기 싫어 버팅기느라 실패도 성공도 없이 깔끔하기만 했던 인생. 선택에 책임지기 싫어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던 나. 그래서 남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달리기 시작했고 그러다 내 발에 걸려 넘어졌고, 이제야 이야기가 쓰여지는 듯하다. 넘어지는 건 아프지만 나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 힘을 얻을 수 있어서, 나도 보물을 얻을 수 있어서 즐겁다. 즐겁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