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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로 한 길

또 새로운 목표를 세우려고 타자기를 두드리다가 말기를 대여섯 번. 괜히 이전 것들을 들추다가 또 말기를 반복하고. 생각이 돌고 돌아 결론나지 않아서일까, 마음이 답답하기만 하다. 큰 기대를 안고 세웠던 목표들. 지금 난 그 앞에서 조용히 생각하고 있다.


지난 나의 1년이 어땠나. 투어의 기세, 성과들. 실수들이 있었다면 전부 나의 몫일까. 체조경기장은 처음부터 무리한 목표였지만 애쓰면 될까, 아님 그래도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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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베트남 여행에서의 사색이 기억난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조금씩 들리는 것 같았던 때, ‘어, 내 생각과 달리 방향을 틀려고 하시나..’ 그 생각은 최근 상하이 출장까지 이어져왔다. 우리 음악, 우리가 세워나가는 이 공동체의 본질을 더욱 파고들게 만들었다.


그래 맞다. 우리에게 아무런 과정없이 커다란 성공이 주어질 리 없다. 그렇게 쉽게 주어지는 성공으로 U2처럼 단단한 신념을 가지고 음악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리 없다. 시간이 걸리는 길을 직접 선택했으면서, 급한 성공을 바랄 수 없다.


‘내가 더 노력했으면 됐을까, 아님 최선을 다해도 어려웠을까’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찬 요즘… 그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내가 ‘성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더 정확히 알기까지. 그렇게 생각을 결론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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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 수 있을거라고, 나는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었다. 과대평가 했다고나 할까. 내가 놓은 덫에 스스로 걸려 계속 발버둥을 친 1년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깨지지 않으려고 애쓴 1년 이었던 것 같다. 나의 고집도 있었겠고, 무지함도 있었겠다. 난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아니었다. 지금도 새로운 나를 계속 만난다. 이것들은 어쩌면 내가 해왔던 기도 때문이기도 하겠다. 성공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계속 말했으니까. 그렇게 난 다듬어져가고 있다. 내가 몰랐던 나의 부족함으로부터.


동경하는 뮤지션이라는게 내 삶에도 처음으로 생기고, 나의 삶은 서서히 그들을 흉내내고 싶어했다. 내가 테일러 스위프트를 존경하는 이유. 그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정신’이다. 그리고 U2, 조지루카스(스타워즈 감독), 스티브잡스 등…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일을 끝까지 할 것이고, 내 작품을 지킬 것이라는 정신.


테일러에게 지난 시간동안 알게 모르게 참 많은 영향을 받았나보다. 그 사람을 보면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거였어?”라는 일종의 위로를 받았다. 내가 새로운 곡을 쓰고, 그 곡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부르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집착할 정도로 진심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내 안에서 확인하는 계기가 바로 그녀였다.


요즘 보디빌더처럼(?) 헬스한다. 재밌음 ㅎ..
요즘 보디빌더처럼(?) 헬스한다. 재밌음 ㅎ..

나의 에너지는 내 의지를 훨씬 벗어나 이리저리 튀어나간다. 말하자면 신경쓰는것이 많다. 주변사람, 관계 등에 특히 그렇다. 그걸 깨닫게 된 뒤로 요즘은 새어나가는 에너지를 의식하고 차단하는 과정에 굉장한 애를 쓰고 있다. 그러다보니 신경쓸 것 딱 두 가지가 남더라.

  1. 내가 사랑하는 음악, 내 작품에 인생을 쏟아붓기

  2.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가장 신경쓰고 잘 지내기


성공은 물론 좋다. 하지만… 돈, 명성. 그런것들은 피곤할 뿐만 아니라 두렵기도 하다. 나도 연약한 인간이니까. 그것 때문에 무너지는 수 많은 사례를 보았으니까. 그치만,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을 알아냈다. 내가 지금 하는 이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그 자체를 사랑하고 인생을 거는 것. 그것은 다른 모든 것들의 우위에 있다고 본다. 그게 바로 위대한 사람들이 위대한 이유이다.


(제일 최근 출장, 상하이에서 돌아오던 길. 이 때 비행기에서 이런 생각들에 잠겼었다.)
(제일 최근 출장, 상하이에서 돌아오던 길. 이 때 비행기에서 이런 생각들에 잠겼었다.)

정말 음악을 잘하는 세계적인 사람이 되고싶다. 명예 때문이 아니라. 나는 야망과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머리도 잘 굴러가는 사람이라 나 스스로를 경계해야한다는 것도 안다. 고슴도치가 아닌 여우로 살아본 적도 많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법, 모든 분야에 동일한 에너지를 쏟아 부어 ‘Good’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는 방법을 잘 안다. 일도, 관계도. 그래서 그것의 한계 또한 잘 안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피곤한 것이다. 여우로 살면 정말 피곤하다. 마음이 늘 불안하고 불편하다. 삶이 복잡한 것은 정말 질색인데 여우로 사는 삶이 딱 그렇다.



체조경기장에 서고싶었다. 지금도 그렇고, 반드시 그럴 것이다. 그 장소로 상징되는 명성, 인기만을 꿈꾼 것은 아니다. 그만큼 내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쯤 되어서는, 규모보다는 내 음악이 세상에 끼칠 영향력을 더욱 생각해본다.


나의 체조경기장은 아시아 모든 나라들의 거리가 될 것이다. 그렇게 정의하는 것이 훨씬 아름답고 예술가답다. 내가 원하는 무대는, 내가 서야할 무대는 이런 것이다. 사실은 이것이 체조경기장에 서는 것 보다 훨씬 특별한 일 아닐까. 이건 씬이고, 운동이다. 문화의 시작이다.


진짜 인생이 무엇일까? 그것은 절대로 복잡하고 계산적인 것이 아니다. 긴 시간 동안 이 한 편의 글을 쓰며 알게 되었다. 이 글로 인해 나에게 질문하고, 나를 설득하고, 나를 다시 일으킨다. 내 길은 변하지 않는다. 이 글과 함께 나 자신과 약속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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