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갈잎
- dob☁️

- 12월 1일
- 1분 분량
작은 갈잎이 툭 떨어져내려온 하루는 11월의 끝자락이었다.
큰 목표가 있었고, 그걸로 온갖 진통을 이겨내며 하루하루 열심히 일궈냈던 나날들이 기억난다. 어떤 날은 내 좁은 시야로 갈색의 축축한 땅 밖에 보이지 않았고, 어떤 날엔 갑자기 너무 기뻐 마치 내가 자라나는 새싹이 된 것 마냥 힘이 솓는 날도 있었다. 모난 말을 퍼붓고 지나치는 사람도, 함께 가자며 손을 건내는 사람도... 짧은 한달간 정말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시간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그걸 거스를 생각은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매일의 나를 발견해나갔던 가을이었다. 힘이 들면서도 너무나 보람 있었다.
오사카도 11월부턴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시작했다. 바다 근처여서 그런가 바람은 어찌나 많이 부는지. 사람들은 온통 낙풍 놀이에 빠져있다. 뭐만하면 단풍 보러간다나 뭐다나..
뭐 굳이 단풍까지 보러 멀리멀리 가냐..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나는 매일 집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일정 가운데 얼른 마치고 조용한 카페에서 책 읽을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11월의 중요한 것들이 다 끝이 나고, 여유가 찾아왔다. 꽉 힘을 주었던 지난 날들을 돌아보고 다음을 준비 할 수 있었다. 그 시간을 보내고 11월의 끝자락, 집 뒷편에 있는 공원에 피아노를 들고나가보았다.
'여정을 찾아서'
우리의 멋진 노래를 가을과 함께 남겨보려고 연주하는 그 순간. 툭 하고 무언가 피아노 위로 떨어졌다.
노랗게 물든 갈잎이 제 할 일을 마치고 힘없이 떨어진 거다. 그래 너도 참 수고가 많았구나.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행복을 선물 하느라 열심히도 했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색깔을 뿜어내느라 모두들 수고가 많다. 설레임과 쓸쓸함을 동시에 안겨주는 가을은 이제쯤 가버린 거 같다. 찬바람과 새하얀 눈이 찾아올 겨울을 기대한다.







저도 아침산책 중에 길에 떨어져있는 갈잎 주워다가 시로 만들었답니다🍁
한 편의 짧은 소설을 읽은 것 같네요. 예술적인 도비의 글, 그리고 연주를 언제나 기다립니다.